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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블로그 글을 쓴지 1년이 지나버렸다…

계속 써야지, 써야지 했지만 이제야 와서 쓰다니. 이렇게 늦어질지 몰랐다. ㅎㅎ 1년만에 글을 쓰는 만큼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였는지, 지금까지 살면서 달라졌다 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은 1년이 아닌가 싶다.

지난 1년간 있었던 가장 큰 일들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1. 오석교회 출석

  2. KCC 2024 논문 작성 및 일반 논문 우수상 수상

  3. 대학원 입시 준비

  4. 캄보디아 선교

  5. 국제 학술대회 논문 투고

  6. T1 월즈 우승 및 Faker Final MVP 수상

천천히 하나씩 짚어보자.


1.오석교회 출석

한동에서 만난 교수님들 중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 두 분이 한동에서 기회가 있을 때 신앙 공동체에 소속되어 보고 신앙 훈련을 경험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셨었다. 두 분께서 2학년과 3학년 각 학기마다 적어도 한 번씩은 해주셨기에 항상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조언이었다.

나도 조언을 계속 담아두고 있었음은 나도 나의 신앙생활의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나보니 교회를 다니고 있었다. 하나님의 존재를 딱히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깊은 고민을 해본 적은 없다.

대학교에 와서 맛본 자유는 매우 달았다. 교회를 빠진 적은 없지만, 그냥 주일에 학교 채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나의 시간이 너무 소중했고 봉사나 교제가 없는 신앙생활이 너무 편했다.

어느 순간 나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동의 이점은 나와 비슷한 나이를 가지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있는 신앙 공동체가 많다는 것 아닌가!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외부교회를 찾기 시작했고, 먼저 (내 친구가 처음보고 18학번으로 오해한) 캡스톤 파트너가 몸담고 있었던 오석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오석교회는 신앙 공동체인 오석공동체가 설립한 교회로,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 JC의 은사님이시자 한동대학교 전산전자공학부 명예교수, 부총장을 지니신 김영섭 목수(목사/교수)가 섬기시고 있는 공동체이다. 수업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목수님의 이야기를 많이 접해 내적친밀감이 쌓여있던 상태였다.

첫번째 예배를 참석한 후, 큰 고민없이 오석 교회에 출석하기로 했다. 말씀이 굉장히 논리적이었고, 신앙공동체를 기반에 두고 있다보니 모든 교인이 청년일 뿐만 아니라 같은 전공을 공부하는 선배, 친구, 후배들이 있어 편안했다.

2024년도를 시작하면서 내린 첫 번째 중요한 결정이었고, 이 결정이 2024년을 완전히 바꾸었으며 나의 추후의 삶을 더더욱 변화시키길 바란다.

So whether you eat or drink or whatever you do, do it all for the glory of God – 1 Corinthians 10:31


2. KCC 2024 논문 작성 및 일반 논문 우수상 수상

어느새 ISEL에서 학부생 인턴을 한지 3학기 째가 되었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 받았던 주제인 자동 프로그램 수정 기법, 지난 2학기 동안은 논문 리뷰의 연속이었다. 자동 프로그램 수정 기법 자체가 다양한 기법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기에 해당 기법들을 공부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쏟았다. 물론 지금 완전히 이해하고 있냐고 하면 자신있게 대답은 못하겠다.

2학기의 학부생 인턴 경험을 거치고 어느새 캡스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학기가 되었다.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했기에 그만큼 부담이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게 과연 학부생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연구가 맞을까 라는 고민이 나를 사로잡기도 했다. 그럼에도 교수님께서는 멈추지 않으셨고 당근과 채찍으로 나를 잘 인도해주셨다.

한동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심화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졸업을 위해 논문 출판, 특허 신청, 그리고 소프트웨어 출시, 이 셋 중에서 한가지를 경험해야 한다. ISEL에서는 보통 KCSE, 한국 소프트웨어 공학학술대회에 논문을 제출하여 졸업요건을 채운다. 나도 자연스럽게 KCSE에 논문을 제출하여 졸업요건을 채울 줄 알았것만… KCSE 2024에서 지도 교수님께서 학술위원장을 맡으셔서 논문 제출을 못하게 되었다.

티는 안냈지만 불안했다. 논문을 어디에 제출하지? 대학원 준비 해야하는데, 논문 성과 없이 대학원 지원해도 괜찮으려나? 다양한 질문이 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캡스톤 프로젝트를 팀원들과 열심을 다해 진행했고 대학원 입시 전에 KCC, 한국컴퓨터종합학술대회가 열려 이곳에 논문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를 목표로 열심히 데이터도 만들고 분석도 해서 갔다.

교수님께서는 결과를 보시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결과가 꽤 괜찮은데, 학부생 논문말고 일반논문으로 내보죠?

일반 논문이어도 3~4장의 분량이다. 구두 발표를 해야하긴 하지만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될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생각이 많아졌는지 모르겠다. 교수님이 시키면 해야지. 아무래도 한국어 논문이다 보니 영어 논문 작성보다는 겁이 덜 났고, 든든한 팀원들과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며 논문을 작성했다.

마감일을 하루 남기고 논문을 퇴고하고 있는 나를 보며 하신 교수님의 말씀은 아직도 생생하다.

봐도봐도 고칠게 나오죠?

논문을 열심히 작성해 투고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금요일, 오석공동체 기도회가 있어 앞서 말한 18학번으로 오해받은 친구와 길을 가던 중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받았다.

꽤나 놀랐다. 교수님께서도 자랑스러우셨는지 담당하는 수업 톡방에 다음과 같이 글을 올리시기도 했다.

국제 학술대회가 아닌 국내 학술대회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에 글을 올리는 것이 우스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첫 논문이 상을 받는 영광을 누릴 수 있어서 기뻤다.

생각해보면 교수님은 랩미팅 도중에 이런 말도 하셨다.

아 맞다. 일반논문으로 우수논문상 받으면 정보과학회 학술지에 초청논문으로 투고할 수 있어요. 열심히 해봐요 ㅎㅎ

어디까지 보신걸까…

아무튼, 이후에는 제주도로 팀원들과 가서 구두 발표를 진행했고 그 다음날에는 시상식에도 참여했다. 호텔은 너무 좋았고 고등어회는 맛있었으며 갈치조림은 진짜 맛있었다 지나가다가 홍참길 교수님께서 나를 알아보시고 (어떻게 알아보신거지) 축하도 해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셨다. UNIST 진학한 연구실 선배도 만났다. 연구실 선배가 밥도 사줬다.

캡스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여러 어려움과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 전만큼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가장 좋은 길로 나를 이끄시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 잠언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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